권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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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權慄, 1537년 ∼ 1599년)은 조선 중기 때 무신(武臣)이다.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언신(彦愼), 호는 만취당(晩翠堂)·모악(暮嶽)이며, 시호는 충장(忠莊)이다. 영의정 권철(權轍)의 막내 아들이자, 이항복의 장인이다.

[편집] 생애

1537년 매우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을 몹시 개구장이로 보냈다. 아무리 타일러도 공부를 하지 않는 장난꾸러기였다. 하루는 아버지의 친구가 찾아와서 그에게 경서에 나오는 글귀 한 구절을 물었다. 장난꾸러기 권율이 알 리가 없었다. 권율은 이 때 몹시 부끄러움을 느끼고 그 날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도 관직에 나아갈 생각은 않고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했다. 이러한 권율을 보다 못해 가족들이 그에게 과거를 볼 것을 권했다.

가족들의 권고에 마지 못해 뒤즞게 그가 46세가 되던 1582년에 무과(武科)에 응시하여 급제를 하고, 예조정랑(禮曹正郞)·호조정랑(戶曹正郞)·의주목사(義州牧使) 등을 역임하였다.

1592년 그의 나이 56세 때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서울이 함락되고 왕실이 북쪽으로 피난길을 떠났다. 국내 사정이 시시각각으로 위태로워져서 전라도순찰사 이광(李洸)과 방어사 곽영(郭嶸)이 4만여 명의 군사를 모집할 때, 광주목사(光州牧使)로서 곽영의 휘하에 들어가 중위장(中衛將)이 되어 북진하다가 용인에서 일본군과 싸웠으나 병사들이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오합지졸이라 패전하고 말았다.

그 뒤 남원에 주둔하여 1,000여 명의 의용군을 모집, 이치 전투에서 일본 장수 고바야카와 다카카게가 이끄는 정예부대를 맞아 격퇴시키고, 다시 어둠을 이용하여 복병으로 기습을 감행하여 고바야카와의 정예부대를 참패시켰다. 이 승리로 일본군은 그 후 다시는 전라도를 넘보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 전투의 승리는 조선과 일본의 7년에 걸친 전쟁 중 조선 육군의 삼대첩(三大捷) 중 하나로 빛난다. 이로 인하여 권율은 전라도순찰사(全羅道巡察使)로 승진하였다.

권율은 때마침 명나라에서 원군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을 탈환할 목적으로 2,300명의 관군과 500명의 승병을 이끌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로 향해 북상하던 도중 수원의 독왕산성(禿旺山城)에 주둔하였다. 독왕산성에 진을 친 곳은 물이 귀한 곳이었다. 일본군이 그 기미를 알고 포위를 한 채 진을 쳤으나 권율의 진영에서는 견고한 진지를 구축하여 지구전과 유격전을 전개하며 우키타 히데이에가 거느리는 대부대의 공격을 받았으나 이를 격퇴하였다.

이러한 기지로 일본군을 물리친 권율은 1593년 2월에는 병력을 나누어 부사령관 선거이에게 시흥 금주산(衿州山)에 진을 치게 한 후 2,800명의 병력을 이끌고 한강을 건너 행주산성(幸州山城)에 주둔하여, 3만 명의 대군으로 공격해 온 고바야카와의 일본군을 맞아 2만 4000여 명의 사상자를 내게 하며 격퇴하였다. 그 전공으로 도원수(都元帥)에 올랐다가 탈영병을 즉결 처분한 죄로 해직되었으나, 한성부판윤(漢城府判尹)으로 재기용되어 비변사당상(備邊司堂上)을 겸직하였고, 1596년 충청도순찰사(忠淸道巡察使)에 이어 다시 도원수가 되어 어마(御馬)까지 하사받았다.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일본군의 북상을 막기 위해 명나라 제독 마귀와 함께 울산에서 대진했으나, 명나라 군대 사령관 양호의 돌연한 퇴각령으로 철수하였다. 이어 순천예교(順天曳橋)에 주둔한 일본군을 공격하려고 했으나, 전쟁의 확대를 꺼리던 명나라 장수들의 비협조로 실패하였다. 임진왜란 7년 간 조선 육군을 총지휘한 장군으로 바다의 이순신과 더불어 역사에 남을 전공을 세웠다.

1599년 그의 나이 63세 때 그는 노환으로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갔으나, 그 해 사망하고 말았다. 선조는 그의 죽음을 슬퍼하여 이틀이나 정사(政事)를 폐지하였다고 한다.